현 개표 방법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의혹을 일거에 해소할 방안을 내 놓을 것인가.

ⓒ뉴시스

한겨레TV의 <파파이스> 진행자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씨가 지난 18대 대선과 지방선거 개표 과정에서 몇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퀴즈 형식으로 네티즌들의 의견을 묻고 있다.

필자 역시 어떻게 이런 현상이 나왔는지 의심해 왔던 터라 너무 공감하여 그 의혹 내용을 여기에 소개한다.

1. 연어현상

연어현상이란 개표를 하지 전에 방송에서 개표상항을 공표한 어처구니없는 현상을 말한다. <파파이스>에서 선관위가 방송에 나갔던 데이터들을 엑셀 형태로 정리한 전국 13,542개의 투표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어현상은 두 종류로 구분된다.

하나는 투표함이 도착하기 전에 공표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해당지역 선관위원장이 개표 확인을 하기 전에 공표한 것을 말하는데 전자는 120여 건이고 후자는 1천여 건이 넘는다.

후보별 득표수를 언론에 제공할 수 있는 규정은 공직선거법 제178조 4항에 있는데, 누구든지 개표상황표에 의해 후보별 득표수가 공표하기 전에는 보도할 수 없다. 공표 이전에 언론보도를 위한 개표자료를 제공했다면 그 자체로써 선거법 위반사항이다.

2. 역누적 미스테리

대선 개표가 완료된 20일 새벽 5시 25분부터 자정 12시 53분까지 선관위가 공개한 1분 단위 실시간 개표 데이터를 역으로 누적해 보면 당선자인 박근혜 후보표 보다 문재인 후보 표가 더 많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이 현상은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투표함도 열어보기 전에 문재인 후보표가 어떻게 더 많이 나올 것임을 알아서 그 투표구들의 개표는 자정 넘어서야 개표하게 만들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3. 미분류표 편중현상

공직선거 개표절차에 의하면 개함부에서 투표함을 개함해 투표지를 가지런히 정리한 뒤 투표지분류기 운영부로 넘긴다. 투표지분류기 운영부는 투표지를 기기에 넣어 후보자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하는데 이때 투표지가 정상 분류표와 미분류표로 구분된다.

정상 분류표는 각 후보자별로 정상적인 분류가 이루어진 표이고 미분류표는 투표지분류기가 어느 후보자의 표인지 판독하지 못해 토해낸 표를 말한다. 미분류표는 심사집계부의 개표사무원들이 유효표와 무효표로 구분하고 애매한 표의 경우는 어느 후보자의 표인지 판단하게 돼 있다.

박빙의 승부를 보인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표가 정상 분류표에서는 2.9% 차이인데 반면 미분류표의 개표에서는 박근혜 후보 586557표(52.15%), 문재인 후보 397566표(35.35%)의 결과를 보여 16.8%의 큰 격차를 보인다는 점은 통상적이지 않다.

투표지분류기가 별 이상이 없다면 특정 후보의 표를 정상 분류표에 비해 미분류표로 더 많이 혹은 덜 분류하였을 리 없기에 역대 대선처럼 미분류표의 결과도 정상 분류표와 비슷한 비율을 보여야하기 때문이다.

4. 무효표 이상 과다 현상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박빙지역이었던 경기와 부산에서 유독 무효표가 다른 지역보다 상식을 뛰어넘게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특히 그 것도 야권후보 지지 성향의 젊은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많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의혹이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두 지역 모두 승리한 후보는 여당후보였다.

5. 사전투표함 관리

최근 도입된 사전투표는 사정상 본 투표일에 투표하기 힘든 유권자들을 위해 본 투표일보다 4-5일 앞서 이틀간 실시한다. 하지만 전용 CCTV 영상이 없어 선거 이후 사전투표함에 대한 선관위의 안전한 관리를 검증하기 힘들다.

사전투표가 끝나면 선관위는 투표함을 봉인하여 본 투표의 개표 때까지 맡아 보관한다. 이 기간 동안 선관위가 사전투표함을 안전하게 보관하였는지 검증하려면 전용 CCTV 설치가 불가피하다.

4.29 재보궐 선거 당시에 사전투표함 녹화 영상이 온전히 보관된 선거구는 광주 서구을 한 곳에 불과하였다. 누군가 몰래 투표수를 증감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힘들다.

이처럼 연어현상 등 5가지 의혹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가 말하는 막연한 시간설정 오류, 기재자의 착오기재, 기계오류, CCTV 고장 등으로는 설명 안 되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아직도 많은 시민들에 의해 전자개표기에 의한 부정개표 가능성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지만 선관위는 변명만 늘어놓고 전자개표기를 고수하며, 그렇다고 개표매뉴얼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그 문제점을 개선할 생각도 전혀 하지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국민의 주권은 단 한 표라도 침해되어서는 안 될 민주주의의 근본이며 권력을 창출하는 힘이다. 특히 다가오는 총선과 다음 해 대선에는 개표에 대한 한 점의 의혹도 생길 여지를 없애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수긍하고 패자도 승복할 것이다.

필자는 지난해 가을 ‘개표부정 의혹제기는 금도인가’라는 제목의 돌직구칼럼을 통해 개표부정 의혹을 일거에 불식시킬 수 있는 ‘독일식 투표소 수개표’로의 개표 방식 전환을 촉구한 바 있다.

선관위에게 다시 묻는다. 계속된 국민적 의혹의 원흉인 현 개표 방법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의혹을 일거에 해소할 근본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인가. 응답하라 선관위.

 

김상환(전 양천신문/인천타임스 발행인)

<돌직구뉴스>후원회원으로 동참해 주십시오! 눈치보지 않고 할 말 하는 대안언론,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당당한 언론. 바른 말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N